시와글(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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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가 되고 싶다. 정용철
유난히 날씨가 좋고 마음이 맑은 날에는 편지가 되고 싶다. 힘든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전해져 잠시라도 기쁨이 되고 싶다. 꽃그림 하나와 생명의 소식을 가지고 가야지 사랑하는 마음 희망의 이야기도 가득 실어야지 우체통도 좋지만 그 집 현관이나 마루에 떨어졌다가 그를 만나면 바로 웃음을 볼 수 있는 편지가 되고 싶다.
2022.11.08 -
깊어 가는 가을. 정진숙
깊어 가는 가을 숲 그늘을 지나 오솔길을 접어들었다. 길섶 들국화를 만나 담소를 나누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사루비아 눈빛에 매혹을 느낀다 여러 날 뜸한 비에 메마른 계곡 건조한 돌들만 돌돌 거리고 자박거리는 발길에 흙먼지가 날리는데 건조가 덮은 숲속 이파리 바스락거리고 먼저 올라온 햇살 바위에 걸 터 앉았다. 저만치 낙엽을 물고 나는 새 입술이 노랗고 바람이 지나가는 길에 낙엽은 가을빛을 담고 떨어져 감동이 매달린다 바라보는 가을하늘 더욱 깊어 툭 하고 건드리면 푸른 구슬을 떨어뜨릴 것만 같이 해맑다
2022.11.08 -
무릎 꿇다. 김사인
뭔가 잃은 듯 허전한 계절입니다. 나무와 흙과 바람이 잘 말라 까슬합니다. 죽기 좋은 날이구나 옛 어른들처럼 찬탄하고 싶습니다. 방천에 넌 광목처럼 못다 한 욕망들도 잘 바래겠습니다. 고요한 곳으로 가 무릎 꿇고 싶습니다. 흘러온 철부지의 삶을 뉘우치고 마른 나뭇잎 곁에서 죄 되지 않는 무엇으로 있고 싶습니다. 저무는 일의 저 무욕 고개 숙이는 능선과 풀잎들 곁에서. 별빛 총총해질 때까지
2022.11.06 -
음식 궁합. (출처 잡돌이님)
같이 먹으면 해로운 음식궁합 48가지 [음식 궁합 안 맞는 것] 음식이 곧 약(藥)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독(毒)이 될 수도 있다. 하물며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을 섭취하였을 때에는 십중팔구 탈이 난다. 심하게는 체질에 맞지 않아 오래도록 만성위염이나 장질환을 초래하기도 하니 음식(飮食)의 궁합(宮合)을 잘 살펴서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상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위장질환이 생기거나 중독 현상이 나타난다면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을 섭취했는지 살펴볼 일이다. 1. 토마토 + 설탕 설탕이 체내에서 소화되려면 다량의 무기질과 비타민B1이 필요하다. 토마토와 설탕을 함께 먹으면 토마토의 영양분은 설탕을 소화하는데 모두 써버리게 된다. 토마토의 영양을 그대로 섭취하려면 토마토만 그냥 먹는 것이 가장 좋다..
2022.11.06 -
노인과 어른
노인은 나이를 날려버린 사람이지만, 어른은 나이를 먹을수록 성숙해지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노인은 머리만 커진 사람이고, 어른은 마음이 커진 사람이 아닌가요? 또한 노인은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지만, 어른은 어린 사람에게도 배우려 합니다. 또 노인은 아직도 채우려 하지만, 어른은 비우고 나눠 줍니다. 노인은 나이가 들수록 자기만 알지만, 어른은 이웃을 배려합니다. 노인은 나를 밟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른은 나를 밟고 올라서라 합니다. 노인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만, 어른은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입니다. 노인은 겉모습이 늙어가는 것을 슬퍼하지만, 어른은 속사람이 충만해지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이렇게 노인은 늙은 사람이고, 어른은 존경 받는 사람입니다. 노인은 몸과 마음 그리고 세..
2022.11.05 -
과추풍령유감(過秋風嶺有感). 오탁번
가까운 山 더 가까이 보이고 먼 山 더 멀리 보인다 참새 똥 뒤집어 쓴 허수아비 하나 수수밭 두렁에서 웃고 있다 아득하기만 한 이 가을날 오직 나 하나 눈물방울 사이로 가까운 山 더 멀리 보이고 먼 山 더 가까이 보인다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