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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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영 시인 시모음
그네. 윤보영 지금 그네를 타고 있어요 다행히 앞으로 가도 행복 뒤로 가도 행복 기분이 행복입니다. 그도 그럴 수밖에요 그네는 혼자 타지만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그대 생각까지 태우고 있으니까요.
2022.10.25 -
토요일 오후. 오탁번
토요일 오후 학교에서 돌아온 딸과 함께 베란다의 행운목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상일 세상사람 저마다 눈을 뜨고 아주 바쁘고 부산스럽게 몸치장 예쁘게 하네 하루일 하루공부 다 끝내고 중고생 관람가 못된 장면은 가위질한 그저 알맞게 재미난 영화 팝콘이나 먹으며 구경하러 가는 것일까 한주일의 일과 추억을 파라솔 접듯 조그맣게 접어서 가볍게 들고 한강 시민공원으로 나가는 것일까 매일 물을 뿌려 주어야 싱싱한 잎을 자랑하는 베란다의 행운목이 펼쳐주는 손바닥만큼씩 한 행복 토요일 오후의 우리집은 온통 행복뿐이네 세 살 난 여름에 나와 함께 목욕하면서 딸은 이게 구슬이나? 내 불알을 만지작거리며 물장난하고 아니 구슬이 아니고 불알이다 나는 세상을 똑바로 가르쳤는데 구멍가게에 가서 진짜 구슬을 보고는 아빠 이게 불알이나?..
2022.10.25 -
행복. 윤보영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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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만났다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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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안개. 우희윤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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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일어나는 기적들. 김홍신
코를 꼭 잡고 입을 열지 않은 채 얼마쯤 숨을 쉬지 않을 수 있는지 참아보십시오. 30초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숨을 쉬지 않고 참아보면 그제야 비로소 내가 숨쉬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숨을 쉬려고 노력했습니까? 훗날 병원에 입원해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숨을 쉴 때야 비로소 숨 쉬는 게 참으로 행복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이미 행복을 놓친 것입니다. 뛰는 맥박을 손가락 끝으로 느껴보십시오. 심장의 박동으로 온몸 구석구석 실핏줄 끝까지 피가 돌고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날마다 무수히 신비롭게 박동하고 있는 심장을 고마워했습니까? 우리는 날마다 기적을 일구고 있습니다. 심장이 멈추지 않고 숨이 끊기지 않는 기적을 매일매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아침에 눈을 뜨면 벌..
202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