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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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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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름다운 길이네. 박노해
인생은 먼 길이네우리 길동무 되어 함께 가자 삶은 험한 길이네아침마다 신발끈을 고쳐 매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이네지금 이 순간을 최후처럼 살자 그래도 아름다운 길이네유쾌한 기쁨으로 치열히 걸어가자 결국은 혼자 남는 길이네고독을 추구하며 우리 함께 가자
2025.05.09 -
좋은글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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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詩. 이해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하십시오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짐을 벗고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하십시오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하십시오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기도가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오월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하십시오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지고한 믿음과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하십시오구김살 없는 햇살이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오월어머니,우리가 빛을 보게하십시오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찾아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자녀가 되게 하십시오.
2025.05.08 -
엄마를 부르는 동안. 이해인 수녀님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나이 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됩니다밝게 웃다가도 섧게 울고좋다고 했다 가도 싫다고 투정이고변덕을 부려도 용서가 되니반갑고 고맙고 기쁘대요엄마를 부르는 동안은나쁜 생각도 멀리 가고죄를 짓지 않아서 좋대요세상에 엄마가 있는 이도엄마가 없는 이도엄마를 부르면서 마음이 착하고맑아지는 행복 어린이가 되는 행복’
2025.05.08 -
꿈같이 오실 봄. 오광수
그대! 꿈으로 오시렵니까? 백마가 끄는 노란 마차 타고 파란 하늘 저편에서 나풀 나풀 날아오듯 오시렵니까? 아지랑이 춤사위에 모두가 한껏 흥이 나면 이산 저 산 진달래꽃 발그스레한 볼 쓰다듬으며 그렇게 오시렵니까? 아! 지금 어렴풋이 들리는 저 분주함은 그대가 오실 저 길이 땅이 열리고 바람의 색깔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어서 오세요. 하얀 계절의 순백함을 배워 지금 내 손에 쥐고 있는 메마름을 버리고 촉촉이 젖은 가슴으로 그대를 맞이합니다. 그대! 오늘밤 꿈같이 오시렵니까?
202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