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 가는 가을. 정진숙
2022. 11. 8. 07:32ㆍ시와글

깊어
가는 가을
숲 그늘을 지나
오솔길을 접어들었다.
길섶
들국화를 만나
담소를 나누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사루비아
눈빛에 매혹을 느낀다
여러
날 뜸한 비에
메마른 계곡 건조한
돌들만 돌돌 거리고
자박거리는 발길에
흙먼지가 날리는데
건조가
덮은 숲속 이파리
바스락거리고 먼저
올라온 햇살 바위에
걸 터 앉았다.
저만치
낙엽을 물고 나는 새
입술이 노랗고 바람이
지나가는 길에 낙엽은
가을빛을 담고 떨어져
감동이 매달린다
바라보는
가을하늘 더욱 깊어
툭 하고 건드리면 푸른
구슬을 떨어뜨릴 것만
같이 해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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