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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를 생각하는데 눈이 왔다. 김용택
어쩌다가 깨끗한 시 한 편을 쓰고 나면한없이 너그러워질 때가 있다.그럴 때 나는 나무에게도 기대지 않는다.그런 자유도 있다.시인에게 의심만큼 나쁜 것도 없다.진실은 두렵다.정직은 무겁다.자기 신뢰는 시인의 생명임을 안다.정직이 인정에 기댄 사사로운 인문 용어가 아니라사회적인 제도의 함의 개념이 될 때우리 사회는 소모적인 혼란이 수습되면서성숙한 민주시민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바람을 등지고 앉아 있을 때눈이 왔다.삶은 눈보라다.등을 돌아온 눈송이들이 어디 앉지 못하고허공에서 분분하다.내 삶이 서러울 때다.눈들이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용서하고내 시가 나를 설득할 수 있을까.내 시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기댈 수 있을까에,나는 늘 괴롭다.김용택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파주..
2024.12.22 -
시간을 아끼세요 202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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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팥죽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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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팥죽. 이문조
화산 지대팥죽이 끓어 오른다 뽀글뽀글 새하얀 새알만퐁당 빠뜨리면 맛있는 팥죽이 되겠지 머리에 흰 수건 두른어머니매운 연기에 눈물 연신 훔치며 뽀글뽀글 동지 팥죽을 끓이신다.
2024.12.21 -
동지. 윤보영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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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김상현
새벽녘까지 잠이 없는 밤엔찬 서리 내리는 뜨락에 나와새벽달 보듯 하려고 남겨둔 홍시를무슨 원한이 깊기로저리도 찍고, 찢고, 헤집어서내장만 걸어두었는지까치소리 요란한 아침은어수선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섣달 감나무 피투성이 듯나는 또 뉘 마음을그렇게 만들지는 않았는지생각하느라 뒤척이는 밤이면까치소리 마냥 요란한 나날들에 대한참회가 깊다.
20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