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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a at Christmas
https://youtu.be/s1tCLvzg7AI
2024.12.20 -
만들 수만 있다면. 도종환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삽시다. 남길 수만 있다면 부끄럽지 않은 기억만을 남기며 삽시다. 가슴이 성에 낀 듯 시리고 외로웠던 뒤에도 당신은 차고 깨끗했습니다. 무참히 짓밟히고 으깨어진 뒤에도 당신은 오히려 당당했습니다 사나운 바람 속에서 풀잎처럼 쓰러졌다가도 우두둑 우두둑 다시 일어섰습니다. 꽃 피던 시절의 짧은 기쁨보다 꽃 지고 서리 내린 뒤의 오랜 황량함 속에서 당신과 나는 가만히 손을 잡고 마주서서 적막한 한세상을 살았습니다. 돌아서 뉘우치지 맙시다 밤이 가고 새벽이 온 뒤에도 후회하지 맙시다.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삽시다
2024.12.20 -
크리스찬의 감사란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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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st Beautiful Sister Duets You've Ever Heard - Lucy and Martha Thomas
https://youtu.be/FO0M70pdpXE
2024.12.19 -
겨울 안부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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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도종환
당신이 처음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는 이것이 이별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 안에 있고 나 또한 언제나 당신이 돌아오는 길을 향해 있으므로 나는 헤어지는 것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꾸 함께 있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이것이 이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별은 떠날 때의 시간이 아니라 떠난 뒤의 길어지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인가 합니다. 당신과 함께 일구다 만 텃밭을 오늘도 홀로 갈다 돌아옵니다. 저물어 주섬주섬 짐들을 챙겨 돌아오면서 나는 아직도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신이 비록 내 곁을 떠나 있어도 떠나가던 때의 뒷모습으로 서 있지 않고 가다가 가끔은 들풀 사이에서 뒤돌아보던 모습으로 오랫동안 내 뒤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헤어져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가..
2024.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