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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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노래. 박종학
마침내 달랑 한 장 그렇지만 마지막은 싫어요 처음 시작이라 불러 주세요 차가운 손길 하지만 마음만은 아니랍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입니다 나를 보면 행복해 합니다 나를 보면 추억으로 여깁니다 나를 보면 삶을 느낍니다 나는 행복입니다 나는 추억입니다 그래서 나는 12월입니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소년 소녀 가장과 함께 외로운 무의탁 노인들과 함께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해를 뒤돌아보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기쁨의 합창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나는 희망이고 기쁨이고 사랑이고 싶습니다 나는 12월입니다
2022.12.01 -
12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12월엔 그대와 나 따뜻한 마음의 꽃씨 한 알 고이고이 심어두기로 해요 찬바람 언 대지 하얀 눈 꽃송이 피어날 때 우리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온 세상 하얗게 피우기로 해요 이해의 꽃도 좋고요 용서의 꽃도 좋겠지요 그늘진 외딴 곳 가난에 힘겨운 이웃을 위해 베풂의 꽃도 좋고요 나눔의 꽃도 좋겠지요 한 알의 꽃씨가 천 송이의 꽃을 피울 때 우리 사는 이 땅은 웃음꽃 만발하는 행복의 꽃동산 생각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사랑이 될 때 사람이 곧 빛이요 희망이지요 홀로 소유하는 부는 외롭고 함께 나누는 부는 의로울 터 말만 무성한 그런 사랑 말고 진실로 행하는 온정의 손길로 12월엔 그대와 나 예쁜 사랑의 꽃씨 한 알 가슴마다 심어두기로 해요
2022.12.01 -
행복한 12월. 정용철
나는 12월입니다. 열 한달 뒤에서 머무르다가 앞으로 나오니 친구들은 다 떠나고 나만 홀로 남았네요. 돌아설 수도, 더 갈 곳도 없는 끝자락에서 나는 지금 많이 외롭고 쓸쓸합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울지 마세요. 나는 지금 나의 외로움으로 희망을 만들고 나의 슬픔으로 기쁨을 만들며 나의 아픔으로 사랑과 평화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 나를 "행복한 12월"이라 불러 주세요
2022.12.01 -
비에 젖는 마지막 잎새. 한금희
쓸쓸하게 들리는 낙엽이 젖는 소리 화려함에 눈이 부시던 가을도 마지막 잎새가 되어 비에 떨고 있습니다 단풍잎에 녹아들었던 불타는 사랑도 서서히 꺼져 가고 하루종일 내리는 빗물에 가을이 작아집니다 아쉬움만 커지는 까만 밤 꿈속에서라도 못다 한 가을 사랑을 달콤하게 하고 싶습니다
2022.11.29 -
녹명(鹿鸣)
사슴 록(鹿) 울 명(鸣)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먼저 목놓아 운다고 한다 즉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다른 배고픈 사슴을 불러 먹이를 나눠먹기 위해 내는 소리를 '녹명,이라 한다 수 많은 동물중에서 사슴만이 먹이를 발견하면 함께 먹자고 동료를 부르기 위해 운다고 한다 시경에 나오는 녹명 이란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배고픈 친구 사슴들을 부르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를 이르는 것이다 수많은 동물중에서 사슴만이 먹이를 발견하면 함께 먹자고 동료를 부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울음 소리가 바로 녹명이다 여느 동물들은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 먹으려고 남는 것은 숨기기에 급할 테인데도 말이다 혼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살고자 하는 귀한 배려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呦呦鹿鳴(유유록명) 食野之蒿(식야지호) 기쁜 ..
2022.11.28 -
자만심
옛날 어느 시골마을에 살던 노인이 큰 성에 볼일이 있어서 나귀를 타고 집을 나섰다 성에 도착해 나귀를 끌고 걷다가 어느집 문패를 보았는데 거기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 세상에서 제일 장기를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 노인이 그 집 문를 두드렸다 " 어떻게 오셨소?" " 집 주인과 장기를 한판 두고자 왔소이다! " 이윽고 젊은 주인과 노인이 마주앉아 장기를 두는데 주인이 내기를 제안했다 " 그냥 두면 재미가 없으니 진 사람이 스므냥을 내면 어떻겠소이까? " " 그거 좋소이다 " 그리하여 판돈 스므냥을 걸고 장기를 두는데 노인이 쩔쩔맸다 " 어르신! 장을 받으셔야지요" " 과연 장기를 잘 두시는구려. 내가 졌소이다" " 그러면 약속대로 스므냥을 내시지요" " 내가 약속은 했지만 지금 수중에 돈이 없소. 대신..
202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