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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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나무 그늘 아래서. 황의성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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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일기. 박서영
당신을 만난 후부터 길은 휘어져 오른쪽으로 가도 왼쪽으로 가도 당신을 만나요 길 안에는 소용돌이가 있고 소실점도 있지만 뒤섞여버린 인생과 죽음과 사랑과 체념이 있지만 서로에게 닿을 듯이 멀어지는 타인들의 거리에서 당신이 사라져 버린 후에 나는 전율하는 모든 순간들에게 묵념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내가 고요히 슬픔을 알아갈 때 머리 위엔 뭉클한 것들이 내려앉고 내 신발 속엔 수수께끼를 푸는 착한 천사들이 다녀가기도 했어요 내가 길 끝의 낭떠러지로 가면 천사들은 나를 업고 달려가 방에 눕혀놓고 했지요 책상에는 농담 같은 일기와 진담 같은 詩 몇 편 언젠가 당신은 눈 먼 거미의 호주머니에서 내 유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이해하려 해봤자 이해할 수없는 내용들로 가득한 그것은 우리가 물어뜯고 해체한 시간..
2022.11.27 -
미행. 박서영
버스정류소에 앉아 목련꽃 떨어지는 거 본다 정확한 노선을 따라가는 세월 보려고 정류소를 향해 가는 당신의 뒤를 미행한 적이 있다 당신은 다리 위에 멈춰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검은 입안을 보여주었다 무슨 말이든 해보라고 가던 걸음 딱 멈추고 뜨거운 입천장을 보여주는 슬픔 어쩌다 목련꽃 피는 밤에 우린 마주쳤을까 피려고 여기까지 온 목련은 지고 버스는 덜렁덜렁 떨어진 목련 꽃송이 태우고 간다 나는 하나 둘 셋 세월을 세다가 그만둔다 네 다섯 여섯 방향을 세다가 그만둔다 가장자리가 누렇게 변색된 목련 꽃송이들이 툴툴거리며 버스를 타고 어딘가 가고 있다 일곱 여덟 나는 떠나는 이들의 뒤통수를 세다가 그만둔다 자꾸 흔들리고 자꾸 일렁거리는 것들은 자신들이 지독히 슬픈 세계라는 걸 알고 있을까 내 손을 뿌리..
2022.11.27 -
겨울비. 고영
아는길도 아는 사람도 놓치고 되돌아 가는 길 겨울비 내린다. 정신 차리라고, 정신 차리라고, 온몸을 찔러오는 날카로운 물의 바늘들 한땀 한땀 꿰어오는 아 차가운 밖음질
2022.11.26 -
카타르 월드컵 주제가 dreamers. BTS 정국 (노래 part)
[Chorus] | Look who we are, we are the dreamers We make it happen, ’cause we believe it Look who we are, we are the dreamers We make it happen ’cause we can see it 우리가 누군지 봐봐, 우리는 드리머야 우리가 일어나게 만들었어, 믿었기 때문이야, [x2] [Post-Chorus] Here’s to the ones, that keep the passion Respect, oh, yeah Here’s to the ones, that can imagine Respect, oh, yeah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존중해봐 상상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오예 [Intr..
2022.11.26 -
인생. 정연복
한세월 굽이돌다 보면 눈물 흘릴 때도 있겠지 눈물이 너무 깊어 이 가슴 무너질 때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잊지 않으리 꽃잎에 맺힌 이슬에 햇빛 한 자락 내려앉으면 그 꽃잎의 눈물이 어느새 영롱한 보석이 되듯 나의 슬픈 눈물도 마냥 길지는 아니하여 행복한 웃음의 자양분이 되리라는 것을
202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