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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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서민경
어릴 적 집에 딸린 우물이 있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려도 데워지지 않는 우물은 날이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았고 달달하니 시원해서 먼 동네에서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찰박찰박 던져 올린 두레박 소리는 어머니들의 고단한 삶의 위로가 되었고 푸른 하늘 옥빛으로 물든 우물은 별천지인 밤이면 달빛이 머물다 가니 보물 샘이였다.
2022.12.21 -
그대의 별이 되어. 허영자
사랑은 눈멀고 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
2022.12.19 -
슈퍼주니어 미라클가사
life couldn't get better life couldn't get better 지금까지 너 없던 시간은 어둠이었죠 (without you baby) 너를 만난 후 나의 생활은 꿈만 같아요 (baby) 너를 처음 본 순간 (처음 본 순간) a miracle (a miracle) 난 느꼈죠 기적은 바로 너란 걸 life couldn't get better (hey) 난 널 품에 안고 날아 푸른 달을 향해 날아 (ho) 잠든 너의 입 맞출꺼야 life couldn't get better (hey) 너의 맘의 문을 열어줘 그대 내 손을 잡아요 life couldn't get better 매일 매일 평범했던 날들이 이젠 달라 졌어요 (a holidy)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여요 (i wanna ..
2022.12.15 -
나무. 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다. 다음 날은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귀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2022.12.14 -
산도화. 박목월
산은 구강산 보랏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2022.12.14 -
눈이 내려 세상에 쌓이듯. 박정민
눈이 내려 세상에 쌓이듯 눈이 내려 세상에 쌓이듯 널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너의 마음에 쌓일 수 있다면 좋겠다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빛나게 하듯이 내 마음으로 너의 마음을 행복할 수 있게 한다면 좋겠다 세상에 내린 눈이 오래 머무를 수 없듯이 내 마음이 너의 마음에서 사라진다 하여도 한번쯤은 너의 마음속에 나의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널 생각하고 있다는 건만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저 한 번쯤, 딱 한 번쯤 너의 마음속에서 날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