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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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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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점을 치며. 정호승
눈 내리는 날경기도 성남시모란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천원짜리 한 장 내밀고새점을 치면서어린 새에게 묻는다나 같은 인간은 맞아 죽어도 싸지만어떻게 좀 안 되겠느냐고묻는다이미지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네이저 지식 백과)
2025.01.04 -
구두 닦는 소년. 정호승
구두를 닦으며 별을 닦는다.구두통에 샛별 가득 따 담고별을 잃은 사람들에게하나씩 골고루 나눠주기 위해구두를 닦으며 별을 닦는다. 하루 내 길바닥에 홀로 앉아서사람들 발아래 짓밟혀 나뒹구는지난밤 별똥별도 주워서 담고하늘 숨은 낮별도 꺼내 담는다.이 세상 별빛 한 손에 모아어머니 아침마다 거울을 닦듯구두 닦는 사람들 목숨 닦는다. 저녁별 가득 든 구두통 메고겨울밤 골목길 걸어서 가면사람들은 하나씩 별을 안고 돌아가고발자국에 고이는 별바람 소리 따라가랑잎 같은 손만 굴러서 간다.
2025.01.04 -
좋은 글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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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계절. 정호승
나에게 첫눈이 내리는 것은용서의 첫눈이 내리는 것이다 나에게 마른 잎새들이 제 몸을 떨어뜨리는 것은겨울나무처럼 내 마음의 알몸을 다 드러내라는 것이다나는 오늘도 단 한사람도 용서하지 못하고첫눈도 배고픈 겨울 거리에서눈길에 남겨진 발자국에 고인 핏방울을 바라본다붉은 핏방울 위로 흰 눈송이들이어머니 손길처럼 내려앉아 사라지는 것을 바라본다/나와 함께 떠돌던 신발들을 데리고용서의 자세를 보여주며 늠름하게 서 있는첫눈 내리는 나목의 거리를 정처 없이 걸어간다배가 고프다인사동에서 술과 밥을 사 먹어도 배가 고프다산다는 것은 서로 용서한다는 것이다용서의 실패 또한 사랑에 속한다는 것이다언제나 용서의 계절은 오고 있다는 것이다
2025.01.03 -
종착역에 다다른 열차. 추민희
♡종착 역에 다다른 열차♡2104편 기적은 퍼지고 열두칸달려와 플렛폼에 정거 한다365좌석 만석이다많다고 길다고 느끼며출발선에 섰지만 늘 아쉬운 여행빠르게 쾌속질주 하니어느결에 종착이다 1 月 기적이 울리면 허둥지둥 오르겠지 2月역에 가기위해어둔터널도 지날테고 3月역 풀렛트 홈에선잠깐에 설렘도 있겠다 4月 의 간이 역에 희망한웅큼 같이 태우고 5月 을 향해 깃발이 오를 것이고 6月에 서면 기대감이 벅차 다음 을 되돌아 보고 7月 출발 에 다소 지루한 면도 있겠지만서슴없이 출발할것이다 8月 가까워지면 땀흘렸던 지나온 길 돌이켜 위로주 한잔 나누고 9月 을 향해 달리며 세정거장 남았다며 방송하며잃어버지 말라는 당부도 하며 조금은 서두는 모습일께야 10月엔 점검하며 옷매무새도 다듬어 자세를..
202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