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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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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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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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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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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나무. 최기순
목련나무는 그 집에 일 년에 한 번 불을 켠다사람들은 먼지가 쌓여 어둠이 접수해버린 그 집을까맣게 잊고 있다가목련꽃이 피어있는 동안만 신기하게 쳐다본다 목련나무는 보았을 것이다아이들이 타고 놀던 목마와버려지는 낡은 의자플라스틱 물병과 그릇들장난삼아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던 손과방충망이 저절로 찢어지던 소리늘어진 TV안테나 줄을 타고근근이 피어오르는 나팔꽃을 뒤로하고불쑥불쑥 솟아오르는 아파트를 바라보는기대에 찬 시선들을 드디어 두꺼비집 뒤에서도둑고양이가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오고집이 삭은 관절을 스스로 부서뜨리며 우는 것을제 그늘에 몸을 숨기고 다 보았을 목련나무는해마다 봄이 되면 미친 듯 제 속의 불꽃들을 밀어 올려저렇게 빛나는 불송이들을 매달았을 것이다
2025.03.26 -
봄비. 심훈
하나님이 깊은 밤에 피아노를 두드리시네.건반 위에 춤추는 하얀 손은 보이지 않아도섬돌에,양철 지붕에, 그 소리만 동당 도드랑이 밤에 하나님도 답답하셔서잠 한 숨도 못 이루시네
202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