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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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솥알밥
ㅎ
2022.04.27 -
은하수 유성
ㅎ
2022.04.27 -
겨울행 이근배
1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발이 앞을 가린다 눈발 속에서 초가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때시는 어머니 2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엘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당신의 적삼에 배이던 땀과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술취한 듯 눈길을 갑니다 설해목 쓰러진 자리 생솔 가지를 꺽던 눈밭의 당신의 언발이 짚어가던 발자국이 남은 그 땅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때시던 생솔의, 타는 불꽃의,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2022.04.27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2022.04.27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몸을 가누고 바로 서면서 눈을 치켜뜬 순간, 쏴아 하는 소리를 내며 은하수가 시마무라 속으로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_
2022.04.27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눈이 시려서 눈물이 나요." 뺨이 달아오르는데 눈만은 차갑다. 시마무라도 눈꺼풀이 젖었다. 깜박거리자 은하수가 눈에 가득 찼다. 시마무라는 흘러내릴 듯한 눈물을 참으며, "매일 밤 이런 은하수인가?" "은하수? 예뻐요. 매일 밤은 아니겠죠. 아주 맑네요." 은하수는 두 사람이 달려온 뒤에서 앞으로 흘러내려 고마코의 얼굴이 은하수에 비추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콧날 모양도 분명치 않고 입술 빛깔도 지워져 있었다. 하늘을 가득 채워 가로지르는 빛의 층이 이렇게 어두운가 하고 시마무라는 믿기지 않았다. 희미한 달밤보다 엷은 별빛인데도 그 어떤 보름달이 뜬 하늘보다 은하수는 환했고, 지상에 아무런 그림자도 드리우지 않는 흐릿한 빛 속에 고마코의 얼굴이 낡은 가면처럼 떠올라, 여자 내음을 풍기는 것이 신기했다. ..
2022.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