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창숙
2024. 11. 17. 00:00ㆍ시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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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흔들림 없이, 손 내밀지 않고 두려움 없이,
어둠과 사유하기,
나무들이 11월의 집을 짓고 있다
허름하게 집 지을 짚 몇단만 있으면 되지
다 읽지 못한 책은 그냥 덮어두고
쓰지 못한 시(詩)는 바람에게 들려주고
보고 싶음은 붉은 울음으로 떨궈내고
안쓰러움은 발 밑에 묻어 두지
한밤중에도 나무들은 사이사이 눈을 뜬다
흔적지우기 긴 몸 소름돋는 쓸쓸함 꼭꼭 쌓아두기
구석구석 빈자리 채워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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