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김위년
2023. 1. 11. 14:02ㆍ시와글
떠나가는 가을과 나 사이에
그리움의 다리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그 다리에는 상처도
미련도 없는
담담한 풍광이었으면 좋겠다
떠나가는 그대도
남겨진 사람도
지고지순한 아름다움만 남기 때문이다
흔들리면 아플지라도
건들면 울음이 나올지라도
그리움의 다리 위에는
청아한 웃음만 남았으면 좋겠다
그 다리 위에
해가 질지라도
둥근 달이 뜨고
별이 반짝반짝 빛나니까
그 어느 날
가슴 여미는 첫눈이 내려도
마지막 남은 낙엽 하나쯤은
덮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가슴 한켠에서
차마 꺼내지 못한
마지막 설렘이길 두 손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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