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요강. 오탁번
2024. 12. 23. 00:00ㆍ시와글
풍물시장 좌판에 놓인
작은 놋요강 하나가
흐린 눈을 사로잡는다
명아주 지팡이 짚은
할아버지는
그놈을 냉큼 산다
기저귀만 떼면
손주를 도맡아 키워준다고
흰소리 하도 했으니
미리 알요강 하나 마련한다
내년 이맘때나 손자가
기저귀를 떼겠지만
문갑 위에 모셔놓은
배꼽뚜껑도 예쁜
알요강에서는
벌써 향긋한 지린내가 난다
손지 오줌 누는 소리도
아주 잘 들리는
동지 섣달
긴긴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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