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조용미

2024. 11. 8. 00:00시와글



한밤
물 마시러 나왔다 달빛이
거실 마루에
수은처럼 뽀얗게 내려앉아
숨쉬고 있는 걸
가만히 듣는다

창 밖으로 나뭇잎들이
물고기처럼
조용히 떠다니고 있다
더 깊은 곳으로

세상의 모든 굉음은
고요로 향하는 노선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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