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릴케

2024. 11. 5. 00:00시와글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먼 곳에서 내려오는 양 떨어집니다
하늘 나라 정원이 시든 것처럼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집니다

밤마다 무거운 대지가
모든 별들로부터 정적 속에 떨어집니다
우리도 모두 떨어집니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집니다
그대여, 다른 모든 것들이
떨어져 내리는 걸 보소서.

하지만 그 어느 한 분이 있어, 이 떨어짐을
무한히 부드렵게 두 손으로 떠받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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