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영 시 몇편

2024. 11. 9. 00:00시와글

이유/윤보영

좋아한다고 말할까
사랑한다고 말할까?

그러다
둘 다 못 했다.

그 이유
나처럼 좋아해 본 사람은
안다

말 안 해도 다 안다




여행/윤보영

여행은
설렘이라고 했지요
맞아요
그대 좋아하는 마음
반도 안 되긴 하지만
여행은 설렘이 맞아요




여행/윤보영


여행은
비가 와도
재미있다고 하잖아요
맞아요
그대 사랑처럼
떠나기 전부터 가슴까지 설레요.


가을 하늘/윤보영

눈이 시리도록 맑은
가을 하늘에
꽃을 그릴까
그대 얼굴을 그릴까?

꽃을 그리기로 했어요
그 꽃이
그대 얼굴이란 사실!
나만 알면 되니까.




사랑 온도/윤보영


더운 날은
사람 온도도
무시 못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어쩌죠?
날이 덥다고
그대 생각 안 할 수도 없고
정말 어떻게 하죠?




더위/윤보영


연일 고온으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날은 더운데, 몸은
그늘에 들어가 계속 쉬라하고
해야 할 일은
어서 시작해 달라 하고

그래도 다행인 게
틈틈이 쉬었다 할 수 있고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서
산들바람 같은 그대 생각
잠시 꺼내 볼 수 있다는 것.



여름  벚나무/윤보영

여름 벚나무는
꽃 피는 봄이 올 거야
그 생각으로
더위를 가볍게 이겨내고

그대 그리운 나는
언젠가 만나겠지
그 생각으로, 바쁜
일상을 가볍게 이겨내고.


수국꽃 피듯/윤보영

장맛비로
후덥지근한 기분
그대 생각 한 번에 맑아졌다

이제
그대 웃는 얼굴로
내 안에
꽃을 피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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