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안 현미
2025. 3. 28. 00:00ㆍ시와글

봄이고 밤이다
목련이 피어오르는
봄밤이다
노천까페 가로등처럼
덧니를 지닌 처녀들처럼
노랑 껌의 민트향처럼
모든 게 가짜 같은 도둑도
고양이도 빨간 장화도
오늘은 모두 봄이다
오늘은 모두 밤이다
봄이고 밤이다
마음이 비상착륙하는
봄밤이다
활주로의 빨간 등처럼
콧수염을 기른 사내들처럼
눈깔사탕의 불투명처럼
모든 게 진짜 같은 연두도
분홍도 현기증도
오늘은 모두 비상이다
오늘은 모두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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