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나의 나뭇잎일때. 손해일

2022. 11. 21. 09:57시와글





마르지 않는 당신의 샘에서
겨우내
물관으로 길어 올린 봄
쪼로롱쪼로롱
연초록 잎새에 촉트던 사랑
어느새 여름도 다 가고
세파에 시달려 죽어가는 흰피톨

잎파랑이가 노오랗게 이울 때마다
새치도 하나씩 늘고
나이테가 선명해 질수록
후회도 하나씩 늘지만
이제는
미운 것들도 조금씩 사랑하며 살아야지
부질없는 욕심으로 흐려지는 시야
호오 호오
마음에 낀 성에를 닦으며
풋나무처럼 살아야지
늘 햇살 쪽으로만 가지를 뻗어
싱싱한 그리움으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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