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이병률
2022. 6. 11. 12:27ㆍ시와글
오늘도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일일이 별들을 둘러보고 오느라구요
하늘 맨 꼭대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볼 때면
압정처럼 박아놓은 별의 뾰죽한 뒤통수만 보인다고
내가 전에 말했던가요
오늘도 새벽에게 나를 업어다달라고 하여
첫 별의 불꽃에서부터 끝 별의 생각까지 그어놓은
큰 별의 가슴팍으로부터 작은 별의 멍까지 이어놓은
헐렁해진 실들을 하나하나 매주었습니다
오늘은 별을 두 개 묻었고
별을 두 개 캐냈다고 적어두려 합니다
참 돌아오던 길에는
많이 자란 달의 손톱을 조금 바짝 깎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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