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밥. 함성호
2024. 10. 28. 00:00ㆍ시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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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밥 잡수신다
시래기국에 찬밥덩이 던져
넣어 후룩후룩 얼른 얼른
젖은 행주처럼 조그맣게 쭈그리고 앉아
목 퀭한 환자복의 아들이 남긴
식은 밥 다아 잡수신다
어머니 마른 가슴으로 먼 하늘 보신다
삭풍에 거슬러 살 날리던
유리의 땅은 바닷바람 같은 먼 나라
내 목숨 같은 먼 나라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한 계절을 씻어내리는 비
두만강 물소리에 밥 말아
어머니 이른 아침밥 드신다
붉은 흙 퍽퍽 가슴에 채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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