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시. 김 영 랑

2024. 6. 19. 21:47시와글



나는 풀로, 너는 꽃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피어나는 오월
당신이 잘 보이는 곳에 앉아
하늘이 언어를 쓰게 하십시오
나무처럼 우리 가슴도
초록의 싱싱한 순수 담게 하십시오

꽃씨로 심겨진 씨알들의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되는 오월
소리 없이 떠다니는 구름의 모습으로
당신과의 조화가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당신을 향해 깨어있는 순백의 마음과
고난을 이겨 내려는 성실의 소망이
우리 가슴에 핏물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삶의 숨결도 생명에 용기 더하는 오월
이기와 욕심으로 감겨진 눈을 뜨게 하십시오
눈떠서 햇살 보게 하십시오
구석구석 어둠을 털어내는
빛의 자녀답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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