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박인환
2022. 10. 10. 23:35ㆍ시와글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날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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