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 윤동주
2022. 7. 23. 12:41ㆍ시와글
그 여름 날
열정의 포플러는
오려는 창공의 푸른 젖가슴을
어루만지려
팔을 펼쳐 흔들거렸다.
끓는 태양 그늘 좁다란 지점에서
천막같은 하늘 밑에서
떠들던, 소나기
그리고 번개를,
춤추던 구름을 이끌고
남방으로 도망하고,
높다랗게 창공은 한 폭으로
가지 위에 퍼지고
둥근달과 기러기를 불러왔다.
푸르른 어린 마음이 이상에 타고
그의 동경의 날 가을에
조락의 눈물을 비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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