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 김동명

2022. 6. 25. 08:23시와글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불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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