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2022. 6. 10. 08:38시와글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 동경(東京)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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