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박재삼
2024. 9. 18. 00:00ㆍ시와글

가다간 밤송이 지는 소리가 한참을 남아
절로는 희뜩희뜩 눈이 가는 하늘은
그 물론 짧은 한낮을 좋이 淸明(청명)하더니라.
省墓(성묘) 공손하니 엎드린 머리에도
하늘은 드리운 채로 諱日(휘일)같이 서글프고
그리운 이를 부리기 겨워 이슬 맺히네.
세상이 있는 법은 가을 나무 같은 것
그 밑에 우리들은 과일이나 주워서
허전히 아아 넉넉히 어루만질 뿐이다.
[박재삼 詩 100選, 박재삼문학관운영위원회]
'시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에게 띄우는 가을꽃 편지. 이채 (0) | 2024.09.19 |
---|---|
대추 한알 장석주 (0) | 2024.09.18 |
강강술래. 이동주 (0) | 2024.09.17 |
한가위에 드리는 기도. 이채 (0) | 2024.09.17 |
추석전날. 윤보영 (0) | 2024.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