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위에 새기는 마음. 이 효녕

2024. 7. 9. 00:00시와글



          


나는 오늘도 마음을 비우고
연잎 그늘에 앉아서
붙잡으려해도 잡히질 않고
놓으려 해도 놓이지 않는

아주 질긴 삶의 매듭을 끊으려
무욕의 마음 안고
연꽃을 피워내려 하지만

한낮 햇살이
자꾸만 와서 내 가슴 찌른다

황금을 보고도
눈 조금도 돌리지 않는
탐욕을 모두 버려

무명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
마음 모두 텅비어야 피는 연꽃
언제쯤 내 가슴 위에 피울 수 있을까

바람 부는 날이면
바람이 되어 서로 어울려
그윽한 자태의 연꽃으로
피어나면 좋으련만

멍든 마음 사이로 드러난
땅 속 진흙에 묻힐 뿐이니
더러운 수렁
누구에게 보일 것 같아

청정하고 아름다운 연꽃
내 마음에다 피울 꽃
아예 버려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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