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목소리. 신현림
2025. 5. 8. 00:00ㆍ시와글

물안개처럼 애틋한 기억이 소용돌이치네
한강 다리에서 흐르는 물살을 볼 때처럼
막막한 실업자로 살 때
살기 어렵던 자매들도
나를 위한 기도 글과 함께
일이만 윈이라도 손에 쥐어 주던 때
일이십 만 원까지 생활비를 보태준
엄마의 기억이 놋그릇처럼 우네
내주신 전셋돈을 갚겠다 한 날
엄마의 목소리는
뜨거운 목소리로 되돌아 오네
"살기 힘들어도
그 돈을 내가 받을 수는 없는 거다"
엄마의 말들은
나를 쓰러지지 않게 받쳐준 지지대였네
인생은 잃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랑받았다는 추억이
몸이 어두운 불을 밝히고
물기 젖은 따스한 바람을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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