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감기 이외수

2022. 4. 26. 18:19시와글




겨울에 얼어 죽은 가래나무 빈 가지에
겨울에 얼어 죽은 가래나무 새 한 마리
날아와 울 때까지
봄밤에도 몇 번이나 눈이 내리고
더러는 언 빨래들 살을 부비며
새도록 잠을 설치는 소리

황사바람이 불고 흐린 산들이 떠내려가고
다음 날 이마 가득 금줄무늬로 햇빛 어리어
문득 그리운 이름 하나 떠올리면
살아 죄없을 사람들은 이미 죽어서 풀잎이 되고
봄감기 어지러운 머리맡
어느 빈 터에선가
사람들 집짓는 소리
집짓는 소리

'시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은 인디언 추장의 지혜  (0) 2022.04.27
우계. 이외수  (0) 2022.04.26
초원의 빛 월리엄 워즈워드  (0) 2022.04.26
초원의 빛. 월리엄 워즈워드  (0) 2022.04.26
가을날 폴 베를네느  (0) 2022.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