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박용하
2025. 2. 7. 00:00ㆍ시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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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호텔에서 지구를 보면
우편엽서 한 장 같다.
나뭇잎 한 장 같다..
훅 불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연약하기 짝이 없는 저 별이
아직은 은하계의 오아시스인 모양이다.
우주의 샘물인 모양이다.
지구 여관에 깃들어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만원이다.
방이 없어 떠나는 새 · 나무 · 파도 ·두꺼비 · 호랑이 · 표범 ·
돌고래 · 청개구리 · 콩새 · 사탕단풍나무 ·
바람꽃 · 무지개 · 우렁이 · 가재 · 반딧불이…… 많기도 하다.
달 호텔 테라스에서 턱을 괴고 쳐다본 지구는
쓸 수 있는 말만 적을 수 있는 엽서 한 잎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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