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

9월. 반기룡

lotus 여니 2024. 9. 10. 00:00




오동나무 뻔질나게
포옹하던 매미도 갔다

윙윙거리던 모기도
목청이 낮아졌고
곰팡이 꽃도 흔적이 드물다

어느새 반소매가
긴 팔 셔츠로 둔갑했고
샤워장에도 온수가
그리워지는 때가 되었다

푸른 풀잎이
황톳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메뚜기도 한철이라
뜨겁던 여름 구가하던 보신탕집 문지방도
먼지가 조금씩 쌓인다

플라타너스 그늘이 구멍 뚫린 채
하늘이 푸르디푸르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