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글

교실. 류경

lotus 여니 2024. 5. 12. 00:00



                                                    




오늘도 나는 아이들에게 빨리 걸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천천히 걸으면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씨름 잘하는 아이에게 왜 달리기는 하지 못하느냐고 화를 낸다.

오늘도 나는 푸른 세쿼이아 나무 한 그루에게

큰 숲에 가야만 큰 나무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잡목림에서는 들꽃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오늘도 난 아이들에게 거대한 행복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 작은 아이들의 작은 행복은 모른 체한다.

오늘도 난 높이 오르면 멀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높이 오르려면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